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 실시 배경
기아자동차 디자인경영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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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디자인이란...........................................................3
1. 디자인의 개념
2. 디자인의 진화
3. 디자인의 부상 배경
4. 디자인 활용 전략
Ⅱ 대상 기업 개요 및 연혁..........................................7
1. 기업 개요
2. 주주현황
3. 기업 연혁
Ⅲ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 실시 배경........................10
1. 과거의 실패
2. 현대자동차의 합병과 그늘
3. 정의선 사장의 취임, 야심작 ‘로체’의 실패
Ⅵ 기아자동차 디자인경영 추진 과정..........................13
1. 핵심역량으로써의 디자인 선언
2. 피터슈라이어 부사장 영입
3. 기아차 다자인 방향 제시
4. 디자인 기업 PR 광고
5.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 구축
6. 패밀리룩(Family Look) 탄생
7. 디자인 경영 생활화
Ⅴ 디자인 혁신기업의 조건과 기아자동차...................16
1. 최고경영자의 디자인마인드, CDO의 재량권
2. 우수디자인 인력 - CDO 피터 슈라이어
3. 제품 및 서비스 - 디자인 철학
4. 지원인프라 - 도전정신과 창의성
Ⅵ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의 성과.............................25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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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디자인이란?
1. 디자인의 개념
‘디자인’은 예술 영역뿐만 아니라 공학, 건축, 경영 등 분야에서 다양한 의미로 혼용된다. 일반적으로 경영에서는 기획, 공학에서는 설계, 예술에서는 도안의 의미로 통용된다. 미국산업디자인협회에서는 ‘생산자와 사용자에게 모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상품의 기능, 가치, 외관을 최적화하는 전문적 활동’을 디자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1966년 마이클 파르(Michael Farr)의 저서 ‘디자인 경영(design management)’에서 기업이 디자인 인력과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활동을 ‘디자인 경영’이라고 최초로 정의하였다.
2. 디자인의 진화
산업 혁명 시기 대량생산되는 제품의 심미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탄생한 디자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해왔다. 1950년대부터 디자인 조직이 본격적으로 사내에 구성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는 소니, 필립스, 스와치 등과 같이 디자인을 핵심경쟁력으로 삼는 기업이 등장하였다. 1990년대부터 기업 간 기술격차가 감소하고 소비자의 감성적 욕구가 증가하면서 디자인은 상품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한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창조와 혁신’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등장한 후 글로벌 선진기업들은 경영활동 전반에 디자인의 창의성을 활용하고 있다.
시 기 | 특 성 | 주 요 이 슈 |
공예적 디자인 1800 중반 ~ 1900년 | 디자인과 공예의 구분 모호 개인에 의한 상품 설계, 생산, 판매 | 디자인 전문기업의 前身 미술 공예 기업 등장 |
기능적 디자인 1900 ~ 1930년 | 상품의 실용성, 기능성, 생산성을 중시하는 디자인 독일의 바우하우스의 ‘기능주의’ | 기업 통합 이미지 전략 효시(AEG) 최초의 현대 디자이너 (피터 베렌스) |
상업적 디자인 1930 ~ 1945년 | 경제공황 이후 디자인의 상업성 강조 | 디자인 전문사무실 활성화 |
디자인 전문화 1950 ~ 1975년 | 사내 디자인 전문 조직 구축 본격화 (IBM, 브라운) | 경영학에서 기업 경영의 기능으로 디자인을 인정 스타 디자이너 증가 |
기업의 핵심 경쟁력 1975 ~ 1990년 | 전사차원의 디자인 역량 강화 (소니, 필립스, 스와치) | 포스트 모던 이후 다양한 스타일 공존 |
혁신의 새로운 주체 1990 ~ 현재 | 디자인이 상품혁신 주도 (푸마, P&G, 애플) | IT, 웹디자인 등장 디자인의 사회성 대두 |
디자인의 시대별 변천 - 삼성경제연구소(2008), 디자인의 진화와 기업의 활용 전략
디자인은 1900년대부터 기업활동과 연관되면서 역할과 위상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1930년 기업활동의 기능적 요소로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는 상품의 외형을 담당하는 심미적 측면을 담당한다.
1990년대 들어 상품 개발을 주도하는 역할로 변모하기 시작한 디자인은 기업에서는 품질과 가격을 넘어 경쟁수단으로 디자인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가치 사슬의 최종단계에서 상품의 외형을 다듬는 것이 아니라 생산에서 마케팅까지 전반적인 활동을 디자인 중심으로 개편하는 기업이 부상하기 시작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로버트 헤이즈는 포춘지(1991)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은 가격으로 경쟁했고, 지금은 품질로 경쟁한다. 미래는 디자인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2000년대 들어 ‘창조와 혁신’이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면서 디자인의 창의적 프로세스를 경영활동에 폭넓게 활용하기 시작한다.
3. 디자인의 부상 배경
1)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 인식
디자인을 통해 성공적 혁신을 이룬 기업이 과거에 비해 증가, 디자인 역량 강화 기업들의 성과 우수하게 나타났다. 영국 디자인 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자인 선도 기업(design led company - 디자인 수상 경력이 있는 63개 기업)의 주가가 1994년 FTSE 100(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 런던국제증권거래소 상장 100개 기업)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2007년에는 약 2배의 격차를 보였다.
그리고 디자인 역량이 클수록 매출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경향을 보였는데 대표적 디자인 혁신 기업 애플은 2007년 브랜드 가치와 매출액이 2003년 대비 각각 2배, 1.7배 증가하였다.
한편 경영 및 소비 환경의 변화로 디자인이 우수한 히트상품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 또한 기업들이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1980년대 ‘워크맨’, 1990년대 ‘겜보이’, 2000년대 ‘아이팟’과 ‘레이저’의 1억 대 판매 기간이 점차 단축되고 있는 것을 제시한 바와 같이 디자인의 영향력은 이미 증명되고 있다.
그리고 디자인 차별화에 성공함으로써 일거에 시장을 평정하는 경우도 발생했는데 삼성전자는 와인 글라스 이미지를 형상화한 ‘보르도 TV’를 선보임으로써 2005년 4위이던 LCD TV 시장점유율을 1년 만에 1위로 끌어올렸다. 경쟁사들이 ‘보르도 TV’와 유사한 디자인을 잇따라 출시할 정도로 직선형 일변도의 평판 TV 시장에 새로운 스타일 표준을 제시하였다.
2) 경쟁환경의 변화
월드 프리미엄 제품들은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까지 넘기 위해 디자인과 브랜드 등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도 제품 구매시 기술이나 기능보다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 목적이 기능적 필요성에서 라이프 스타일의 표현으로 변화되고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의류, 자동차, 식품, 가구, 가전제품 등)에 문화적 의미를 부여하고 사회적 정체성을 표현하게 되었고, 차별화 및 개성화를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의 프리미엄 가격 지불에 호의적이 된 것이다.
3) 기 타
이 밖에도 일부 제품군의 라이프 사이클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 또한 디자인이 부상하게 된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가전, IT, 자동차 등의 제품군은 시장 초기 기술력으로 경쟁을 했으나 점차 기술격차가 감소하고, 2000년대 들어 기술은 소비자가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또한 소비자 경험이 중요한 경쟁환경에서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 속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결과물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활동할 수 있다는 디자인 프로세스의 장점 또한 디자인 부상 요인 중 하나다.
4. 디자인 활용 전략
기업에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방안은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1) 전통적 디자인 관점 : 제품 및 서비스 혁신
1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매출 및 수익 증진에 기여 : 혁신적 상품을 개발하여 경쟁우위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리디자인(redesign)을 통해 제품의 수명주기를 연장
2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여 브랜드 가치 증대 : 새로운 디자인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거나, 기업 및 상품이미지를 강화하여 고객 로열티 확보
2) 새로운 디자인 관점 : 경영활동 전반에 참여
1 디자인 인력을 다른 분야에 투입하여 창의적 역량 활용 : 디자인적 사고를 조직 내부에 전파
2 디자인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효율성 향상 : 사무공간, 물류 및 생산시설 등의 개선방안 도출
리디자인 (Redesign)
‘BMW 미니’ | 1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은 기존 충성 고객을 유인하기 용이 2 보유 브랜드 자산 활용은 리스크 적고 비용 절감 효과 3 2001년 재출시된 ‘미니’는 판매량 7.8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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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로열티
‘Apple’ | 1 애플은 사용하기 어려운 기술을 디자인을 통해 일반인도 사용하기 쉽게 개선하는 강력한 힘 보유 2 가전 업계의 경우 신속한 제품개발과 최초 100만 고객 확보가 성공열쇠인데 애플의 경우 100만 매니아가 대기하고 있어 신제품 출시에 대한 부담이 적고, 이들은 애플 디자인에 익숙해 학습기간 필요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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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혁신
‘보잉’ | 1 2001년 엔지니어와 생산라인 작업자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737공장 리모델링 2 생산공간 40% 축소, 최종 공정 소요기간 22일11일로 생산성 50% 향상 3 생산라인중심으로 작업자, 설계자, 사무직 인력 공간 재배치를 통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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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대상 기업 개요 및 연혁
1. 기업 개요
| ㆍ회사명 | : 기아자동차 |
ㆍ대표이사 | : 정성은, 서영종 | |
ㆍ대표업종 | :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 |
ㆍ설립일 | : 1944년 12월 11일 | |
ㆍ자산총계 | : 15,452,278백만원 | |
ㆍ자본금 | : 1,848,652 백만원 | |
ㆍ결산기 | : 12월 결산 | |
ㆍ본점주소 | :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231번지 | |
ㆍ상장일 | : 1973년 07월 21일 | |
ㆍ대표전화 | : 02) 3464-1114 |
2. 주주현황
구 분 | 성명 | 주식의 종류 | 소유주식수 | 지분율 | 비 고 |
최대주주 | 현대자동차 | 보통주 | 134,285,491 | 38.67% | 계열회사 |
주요주주 | 국민연금 | 보통주 | 8,415,470 | 2.40% | - |
등기임원 | 정성은 | 보통주 | 15,188 | 0.00% | 대표이사 |
정의선 | 보통주 | 6,904,500 | 1.99% | 사외이사 | |
조동성 | 보통주 | 10,000 | 0.00% | 사외이사 | |
소계 | 보통주 | 6,929,688 | - | - |
출처 : 기아차 홈페이지
3. 기업연혁
1944 | ㆍ경성정공 설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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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 | ㆍ최초의 국산자전거 '3000리호' 생산 | ㆍ경성정공에서 기아산업㈜로 개칭 |
1957 | ㆍ시흥공장 준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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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 | ㆍ2륜오토바이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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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 | ㆍ경 3륜화물차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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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 | ㆍ자전거 미국에 첫 수출 | ㆍ오토바이 생산 |
1967 | ㆍ3륜트럭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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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 | ㆍ4륜화물차 'E-2000', 'E-3800' 생산 | ㆍ기아써비스㈜ 설립 |
1973 | ㆍ기업공개,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 상장 [07.21] | ㆍ소하리공장 완공 |
1974 | ㆍ최초의 국산 승용차 '브리사'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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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 | ㆍ서해공업㈜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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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 | ㆍ아시아자동차공업㈜인수 | ㆍ기아협력회 설립 |
1978 | ㆍ디젤엔진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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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 | ㆍ'푸조604', '피아트132'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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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 | ㆍ소형화물 승용차 '봉고'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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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 | ㆍ중소형화물차 및 버스전문생산업체 지정 | ㆍ소형버스 '봉고 코치' 생산 |
1982 | ㆍ발명대상(자동차역진 제어장치)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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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 | ㆍ일본 마쯔다와 이토츄상사 자본 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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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 ㆍ중앙기술연구소 완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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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 | ㆍ기아특수강㈜ 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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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 ㆍ자동차 생산 100만대 돌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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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 ㆍ기아경제연구소 설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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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 ㆍ아산만공장 준공 | ㆍ기아자동차㈜로 개칭 |
1992 | ㆍ일본현지법인 KJC설립 | ㆍ미국현지법인 KMA설립 |
1993 | ㆍ자동차생산 300만대 돌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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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 ㆍ기아자동차㈜ 창립 50주년 | ㆍ오토공장 준공 ㆍ㈜기아인터트레이드 설립 |
1995 | ㆍ아시아자동차공업㈜ 창립 30주년 ㆍ동경 R&D센터 준공 | ㆍ기아정보통신㈜ 설립 ㆍ기아포드할부금융㈜ 설립 |
1996 | ㆍ기아시화연구소 준공 | ㆍ자동차생산 5백만대 돌파 |
1997 | ㆍ부실징후기업 정상화 지원 대상 선정 [07.15] | ㆍ중국 합작공장 준공 |
1998 | ㆍ회사정리절차 개시 [04.15]] | ㆍ수출 200만대 달성 |
1999 | ㆍ회사정리계획 변경계획안인가 결정 [05.25] | ㆍ아산만공장 화성공장으로 명칭변경 |
2000 | ㆍ회사정리절차 종결 신청[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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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 ㆍ대규모기업집단 지정【현대자동차그룹】[04.02] | ㆍ기아 타이거즈야구단 정식출범 |
2002 | ㆍ유럽 5개국에 직영법인 설립 | ㆍ2002 가치경영 대상 수상 ㆍ생산 1천만대 돌파 |
2003 | ㆍ기아/현대 R&D 거점 통합 및 환경기술 연구소 착공 | ㆍ기아차 수출 400만대 달성 ㆍ무역의 날 수출 50억불 탑 수상 |
2004 | ㆍ기업이미지(CI) 새단장 | ㆍ한국물류대상 은탑 산업훈장 수상 |
2005 | ㆍ현대기아차 - FIFA공식파트너로 선정 | ㆍ수출 5백만대 달성 |
2006 | ㆍ미국공장 조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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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 ㆍ슬로바키아공장 준공식 | ㆍ중국 제2공장 준공식 |
2008 | ㆍ마이크로소프트사와 전략적 제휴 체결 | ㆍ로체 이노베이션 출시 ㆍ럭셔리 준중형 세단 포르테 출시 |
2009 | ㆍ준중형 스포츠 세단 포르테 KOUP 출시 ㆍ소렌토 R 출시 | ㆍ쏘울 2009 레드닷 어워드 수상 |
Ⅲ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 실시 배경
1. 과거의 실패
1997년 기아차의 부도는 미증유의 사태였던 외환위기의 기폭제였다. 이 때 기아차가 몰락한 이유가 바로 디자인이었다. 당시 수천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했음에도 디자인에서 거의 최악의 선택을 한 크레도스와 아벨라가 철저하게 시장에서 외면당한 것이 기아차 몰락의 결정적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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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도스 | 아벨라 |
2. 현대 자동차와의 합병과 그늘
이후 기아차는 1998년 현대차에 합병되었다. 기아차가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되면서 현대차와 총 4개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등 두 회사 제품간 기술적 차이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성능도 거의 비슷한데 왜 현대차가 아닌 기아차를 사나?"란 소비자들의 질문에서는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이는 현대차와 중복되던 세그먼트에서의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곤 했다.
또한 세라토, 로체 등 현대차 그룹 편입 후 내놓는 모델마다 현대차에서 한 급 아래 모델에 쓰던 엔진을 장착하거나 현대차에서 이미 나온 플랫폼을 쓰는 등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중형차 로체가 현대차의 준중형 아반떼의 플랫폼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일부 다른 모델들도 그와 비슷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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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토 | 로체 |
이 때문에 기아차 모델은 동급의 현대차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나돌고 같은 가격이면 현대차를 사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시장에서 나돌았다. 과거 기아차가 '기술의 기아'라 불리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기아차는 동력성능과 코너링 면에서 뛰어나 승차감을 위주로 하던 현대차의 동급 모델들과는 다른 색깔로 사랑 받았다. 예를 들어 1990년대 기아차의 프라이드와 세피아는 베스트셀링카였고 마니아층도 상당했다. 그런 기아차가 합병 이후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위해 같은 플랫폼을 쓰게 되면서 시장에서 나름 인정 받아왔던 자기 고유의 색깔을 잃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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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 세피아 |
국내자동차 시장의 대표격인 현대차는 각 세그먼트별 모델이 대부분 히트를 치면서 과반수의 시장점유율을 보여 왔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아차의 신차는 현대차의 후발주자가 되면서 기아차만의 색깔을 못 내고 섞이는 과정이 되풀이 되어 왔다는 평가가 상당했으며 실제 자동차 판매량에 있어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물론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월등하고, 국내 자동차 업계를 이끌어 온 현대차의 신차 자체가 시장을 선도하고 소비자의 흐름을 잘 파악해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온 탓에 경쟁에서 밀린 탓도 있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기아차 인수 후 자사에서 개발 중이었던 모델을 기아차를 위해 인도해 준 모델인 옵티마, 카스타가 현대 브랜드를 달고 출시되었을 경우 과연 그렇게 단명할 수 밖에 없었던 모델이었을지 의심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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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마 | 카스타 |
이러한 분위기는 해외에서도 이어져 현대차는 상당한 수의 지역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판매 실적을 꾸준히 쌓아 왔다. 그 속에 낀 기아자동차는 본연의 색깔을 내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지난 몇 년 동안 기아차는 현대차를 극복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현대차와 중첩되는 세그먼트의 경우 2위는 고사하고 3위 고수도 힘든 경우가 많으며 자연스럽게 기아차가 현대차에 섞이는 과정만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었다.
1998년 현대차에 흡수된 이래 기아차에 내수시장 점유율 30%를 넘어보는 것은 오랜 숙원이었다. 기아차가 부도 전 현대와 맞설 때 유지했던 점유율이 30%였다. 현대 합병 뒤 기아차는 1999년 딱 한 달만 30%를 넘어봤을 뿐이다. 지엠대우와 르노삼성차의 공격에 3위로 떨어지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
또한 현대와 기아의 연구개발센터가 통합되면서 하나의 조직에서 플랫폼과 부품 공유로 두 개 브랜드의 모델을 만드는 일에 대한 내부적인 혼선으로 기아차의 아이덴티티는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현대는 승용차, 기아는 RV'하는 식으로 특화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었다.
결국 기아차의 가장 뿌리깊은 고민은 현대차와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고, 따라서 기아차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현대차와는 다른 '기아차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었다.
3. 정의선 사장의 취임, 야심작 ‘로체’의 실패
2005년 2월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아들 정의선씨가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부임했다. 부임하자마자 곧바로 임직원에게 ‘디자인 경영’을 주문했다. 그 동안 기아차는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차 트렌드를 쫓아가는 전략을 선호했다. 그러다 보니 기아차는 개성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을 받아 왔었다.
기아가 디자인 경영에 액셀러레이터를 밟게 된 것은, 로체의 실패 때문이었다. 2005년 11월 기아차는 옵티마에 이어 5년 만에 야심차게 중형차 로체를 내놨다. 로체는 현대 쏘나타와 같은 엔진을 써 성능에 뒤질 것이 없는데다 가격도 100만원 이상 쌌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 사장은 뛰어난 성능에도 판매가 부진한 원인을 쏘나타와의 차별화 실패로 봤다. 현대차와 같은 엔진과 차체를 쓰는 기아차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로체 실패에 자극 받은 정 사장은 2006년 초 “기아차 브랜드 경쟁력을 단시일 안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디자인 능력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며 세계적인 디자이너 영입을 주문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해 아우디·폭스바겐의 수석디자이너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데려왔다. 회사 안에서는 굳이 외부 디자이너를 수혈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정 사장은 “디자인 경영엔 그가 꼭 필요하다”며 밀어붙였다. 과감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신차를 앞세워 현대차와 겹쳐진 이미지를 벗고, 기아차를 ‘젊은 차’로 포지셔닝하게 된다.
결국 기아차가 디자인 역량을 강화한 것은 철저히 생존 전략에서 비롯된 셈이다. 모델 라인업 등이 한 지붕 아래 있는 현대차와 겹치는 상황에서 기아차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역량 강화가 해답이었던 것이다. 결국 고유의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목표 아래 ‘디자인 경영’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Ⅳ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 추진 과정
1. 핵심역량으로써의 디자인 선언
기아차는 2005년 ‘디자인(Design)’을 미래 핵심 역량으로 설정하고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6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세계무대에 디자인경영 출사표를 던지고 기아차의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정의선 사장은 '기아차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차량 라인업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시키고 감각적 디자인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기아차만의 고유하고 우수한 디자인으로 기아차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세계시장에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2.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 영입
2006년 7월 30일 기아차 정의선 사장은 디자인경영의 첫걸음으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를 기아차 디자인 총괄담당(CDO: Chief Design Officer) 부사장을 전격 영입한다. 과거 기업 고위층의 의사에 따라 모델 디자인이 변했던 현대차의 문화와는 달리 슈라이어 부사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일본 등의 기아차 해외디자인거점들을 모두 관장하며 차별화된 기아차만의 독자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게 한다.
3. 기아차 디자인 방향 제시
2007년 4월 기아차는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개최한 디자인 세미나에서 '직선의 단순화(The 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라는 기아차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어 내겠다'는 이 명제는 이후 출시된 기아의 신차들이 기아차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요한 지침이 된다. 그리고 20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KND-4, 큐(Kue)를 통해 가시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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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D 4 | Kue |
4. 디자인 기업 PR 광고
기아차는 2007년 디자인을 주제로 한 기업 PR 광고를 하며 '디자인 기아(DESIGN Kia)'를 대내외에 알렸다. '연구도 디자인이다', '영업도 디자인이다', '생산도 디자인이다'라는 3편의 기업 PR광고 카피는 디자인(design)이라는 테마로 전 부문에서 고객을 위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기아차를 표현했다. 기아차 기업PR광고는 '디자인(DESIGN)이란 단순히 차량의 외관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기아만의 브랜드 이미지'라는 의미를 전달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5.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 구축
2007년 9월 기아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건설한 유럽총괄법인(KME) 신사옥에는 기아차 단독의 유럽디자인센터가 자리잡았다. 이어 2008년 6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기아차 단독의 미국디자인센터도 건설했다. 독일과 미국의 단독 디자인센터 완공으로 기아차는 한국, 유럽, 미국, 일본 등 아시아-유럽-북미를 잇는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한국의 디자인센터는 우선 서울에 위치한 선행디자인연구 부문과 남양의 글로벌디자인센터로서 그 역할을 보다 강화했으며, 유럽(프랑크푸르트), 미국(캘리포니아), 일본(치바) 등 해외 주요 디자인센터는 글로벌 최신 디자인 트렌드 관련 정보 수집 및 현지 소비자들을 위한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아차는 2005년부터 추진해온 디자인경영을 유럽과 북미 등 해외 현지에서도 공유하게 되었다.
6. 패밀리룩 (Family look) 탄생
2008년 6월 기아차는 로체 이노베이션을 통해 패밀리 룩을 선보였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은 호랑이 코와 입을 모티브로 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으로 동물의 인상을 형상화함으로써 제품의 특성을 강조했다.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의 코와 입모양처럼 상하단 라인의 가운데가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모양으로 일명 ‘슈라이어 라인’이라고도 불린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키(Kee)에 최초로 적용됐으며, 올해 뉴욕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쿱(Koup)에도 적용됐다. 양산차로는 로체 이노베이션에 이어 포르테와 쏘울 등에 적용됐고 앞으로 출시될 모든 제품에 이를 적용함으로써 기아차만의 패밀리룩을 완성할 계획이다. 기아차 정의선 사장은 '호랑이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처음으로 구체화 된 기아차만의 디자인 요소'라며,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로고의 조합을 통해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7. 디자인경영 생활화
2008년 4월, 기아차는 디자인 슬로건을 각종 사무용품들과 문서 서식에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디자인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공감대 확산에 나섰다. 기아차 디자인 슬로건은 영어 DESIGN의 알파벳 'S'를 호기심을 나타내는 '?'(물음표)로 알파벳 'I'를 창의적 아이디어를 나타내는 전구로 표현했다. 이는 고객의 생활에 끊임없는 물음을 던져 보다 나은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아차의 미래 경영철학을 함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디자인 슬로건이 적용되는 분야는 '명함', '종이컵', '결재판', '서류철', '봉투' 등 업무상 자주 사용하고 접하는 사무, 생활용품들과 이메일 개인서명 양식, 전산문서 양식, 보고서 표지 양식 등 각종 문서 서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로써 기아차는 그 동안 추진해온 디자인경영의 성과와 창의적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보다 차별화되고 강화된 기아 브랜드를 내부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Ⅴ 디자인 혁신 기업의 조건과 기아자동차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디자인 혁신 기업이란 디자인이 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기획, 생산, 마케팅 등 가치사슬 전체에 관여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디자인 선진 기업의 사례를 통해 디자인 리더십, 디자인 조직, 제품 및 서비스, 지원 인프라 4가지 측면에서 디자인 혁신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을 아래와 같이 도출했다.
본 연구에서는 상단에 제시한 모델을 기초로 ①디자인 리더십, ②디자인 조직 - 우수한 디자인 인력, ③제품 및 서비스 - 디자인 철학, ④지원인프라 -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중심으로 기아차 디자인 경영의 세부 내용을 하단에 제시한 바와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다. 관련 홈페이지, 웹문서를 바탕으로 한 본 연구의 연구방법상 그 깊이에 한계가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디자인 혁신 기업의 조건 | 본 연구 [ 기아자동차 ] | |
디자인 리더십 | 최고경영진의 디자인 마인드 | 정의선 기아차 사장 |
디자인 책임자 [CDO]의 재량권 | ||
디자인 조직 | 우수 디자인 인력 | CDO 피터 슈라이어 |
다양한 분야의 협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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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및 서비스 | 디자인 철학 | ‘직선의 단순화’, 슈라이어 라인 |
지원인프라 | 디자인 평가 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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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신과 창의성 | 기업문화로써의 디자인 경영 |
1. 최고 경영진의 디자인 마인드, 디자인 책임자 [CDO]의 재량권
2005년 2월 기아차 사장으로 취임한 정의선씨는 부임하자마자 곧바로 임직원에게 디자인 경영을 주문했다. 기아차가 지속적인 성장과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대차와 차별화된 기아차만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정의선 사장의 주도 아래 2005년부터 디자인경영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첫 실험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이었다. 천문학적 연봉과 특별대우를 받는 ‘얼굴마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등 주변에서 회사 내.외부에서 우려가 컸지만 정 사장은 슈라이어를 디자인 총괄 담당 부사장으로 앉히고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일본 등 기아차 해외 디자인 거점까지 관장하도록 하였다. 현대차, 기아차는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경영진들이 한마디씩 하면서 전혀 엉뚱하고 색깔 없는 차로 만들어버리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정 사장은 슈라이어에게 디자인에 대한 전권을 맡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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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기아차 사장 (좌측) |
또한 정사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디자인 센터를,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미국 디자인센터를 열었다. 디자인 경영을 해외 현지와 공유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또한 브랜드 경영팀을 신설한 데 이어, 디자인 슬로건을 각종 사무용품과 문자 서식 등에 적용해 디자인 경영에 대한 사내 공감대 확산을 주도했다.
2008년 디자인 경영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과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사장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디자인 경영에 가속도를 내겠다. 오는 2010년까지 체계적 브랜드 관리 및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전문가는 정 사장의 피터 슈라이어 영입을 “한마디로 최근 기아가 한 결정 중 가장 잘한 일이다. 자동차회사는 개발 생산과 판매로 크게 조직이 구분된다. 현대기아는 개발생산 부문이 판매 부문에 비해 크게 권한이 없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일관성 없는 모델을 개발해 낼 수 없다. 피터 슈라이어는 디자인 부문에서라도 중심을 잡고 일관성을 만드는데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제품을 통해 보여 주었다.”라고 하면서 그러한 결정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겠지만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던 기아자동차에게 디자인경영이라는 기치를 내 건 것은 아주 좋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사장이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는 한 인터뷰에서 "최근 고유가와 관련해 원가절감을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정 사장이 엄청난 책임감을 갖고 일에 매진하고 있음을 느꼈다"면서 "감성적이면서도 매우 논리적인 경영자"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디자인계에서도 차의 크기를 줄이고 불필요한 것은 없애는 '단순함'이 화두가 되고 있다고 설명하자 정 사장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순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고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정 사장이 주도한 MS와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서는 "젊은 경영자의 패기가 기아차 디자인 경영의 핵심임을 느낀 일이었다. 단순 기술적 제휴가 아니라 기아차 실내 디자인의 혁명이 진행될 수 있는 전기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우수 디자인 인력 - CDO 피터 슈라이어
국내 자동차 디자이너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는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할 책임자가 필요했다. 고심 끝에 기아차는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CDO. Chief Design Officer)으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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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 |
그는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아우디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있으면서 아우디에서 A2를 시작으로 A3, A4, A6, A8 등 아우디 전 라인업을 아우르며 디자인에 참여했고 아우디 최고 히트작인 TT와 TTS를 디자인하며 최고 디자이너로 각광받았다.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아우디의 변혁을 이끌면서 “기술과 성능뿐이던 아우디에 디자인이란 최고의 무기를 들려 주었다.”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2002년부터는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역임하면서 골프 5세대 모델과 제타, 파사트, 뉴비틀, 이오스 등 디자인을 담당한 자동차 디자인계의 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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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TT | 폭스바겐 뉴비틀 |
기아차 합류 이후 그는 2007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 큐(KUE),익씨드(ex_cee’d).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 KND-4 등과 첫 양산차 모델인 모하비 등을 내놓았다. 이들 모델들은 모두 ‘직선의 단순화’라는 디자인 방향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동시에 디자인 부분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직선의 단순화란 화려함보다는 보면 볼수록 우러나오는 자동차 미학을 강조한다는 의미”라면서 “최근 선보인 기아차의 차량들에서 기아차만의 정체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현대차와의 경쟁을 성공적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되는 뉴모닝, 포르테, 로체 이노베이션, 글로벌 히트작으로 떠오른 쏘울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그는 기아차의 디자인 경쟁력에 대해“아우디, 폭스바겐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이런 역사로 그들만의 브랜드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기아차는 현재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진행형’이라는 얘기다. 그는“만들어 간다는 것, 변화해 간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며 “기아차는 기아차만의 브랜드로써 시장에 새롭게 얼굴을 비춰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부임 이후 성과에 대해 어떻게 ‘아니다’고 말하겠는가? 라고 하면서도“지금 기아차 디자인 역사는 얇은 책 한 권에 불과하지만 2010년이 되면 기아차 디자인 역사의 분량은 배가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한국인들이 아직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라는 그는 “현재까지는 선택의 폭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취향이나 디자인에 대해 개방된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점차 변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속 적자를 내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기아차는 슈라이어 부사장이 디자인 총괄로 부임하면서 달라졌다. 마치 20여 년 전 신차 실패와 적자로 허덕이던 아우디를 구했듯 그는 이번에도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회사를 구해낸 것이다.
그는 디자인은 기업 비전과 전략을 세워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툴(도구)이며 디자인은 기업 브랜드에 선명한 색을 입혀준다고 강조한다. 슈라이어 부사장 설명대로 기아차는 지난 수십 년간 그야말로 '무난한 차'를 만들어왔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성능이 무난한 차들은 어느 정도 팔렸지만 사람들은 기아차를 탄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하지도, 내세우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기아차를 탄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그는 “기아차로 오기 전에 유럽에는 기아차가 참 없구나, 안 팔렸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없었던 것이 아니라 꽤 있었어요. 다만 눈에 안 보였을 뿐이었죠. 기존 기아차는 특유한 색깔이 없어 수많은 차 속에서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봐도 기억나지 않았고,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라고 하면서 그 동안 기아차 디자인이 지나치게 무색무취였다고 지적했다.
기아차 부임 후 가장 먼저 한 작업은 기아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었다. 모하비로 보여준 그의 디자인 컨셉트 '직선의 간결함'은 뉴모닝, 로체이노베이션, 포르테, 그리고 쏘울로 완성됐고 사람들은 새로운 기아차에 열광했다.
특히 그는 쏘울을 자랑스러워한다. 쏘울을 '한국 최초 이모셔널 카(Emotional Car)'라고 칭했다. 그에게 이모셔널 카는 제원이나 가격, 성능을 보고 고르는 차가 아니라 딱 보자마자 '사고 싶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차다. 그냥 디자인만 봐도 사고 싶은, 이를테면 BMW 미니나 아우디 TT 같은 차로 자동차 회사에 이런 차 한두 대 정도는 꼭 필요하다면서 쏘울이 그 일을 해냈다고 자평했다. 사실 쏘울은 젊은 층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반듯한 직선이 인상적인 이 귀여운 박스카는 한국차로써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컬러를 입고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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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Morning | Soul |
그는 2년여에 걸쳐 기아차 디자인의 변신을 주도해 왔던 그가 젊음을 표방한 기아차만의 '디자인 차별화'와 글로벌 브랜드로서 기아차가 나아갈 디자인 방향을 제시했다. 기아차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현대차와의 차별화가 필요한 상황. 기아차도 디자인에서 그 해법을 찾고 있는 만큼,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서 그의 해답은 다음과 같다.
그는 현대차가 큰 형님(Big brother)인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 반면 기아차는 젊고 현대차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에 '젊고 신선하고 멋지면서도 단순함'이라는 패밀리룩 콘셉트를 잡았다고 밝혔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패밀리룩의 구축은 자사의 모든 라인업에 디자인 공통분모를 심어 독자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즉, 디자인에서만큼은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결국 이는 로체이노베이션, 포르테, 소렌토R 등을 통해 실현되었다.
3. 제품 및 서비스 - 디자인 철학
1) 패밀리룩 (Family Look)
패밀리룩이란 같은 회사에서 생산하는 일련의 제품에 일관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으로 자동차 메이커의 DNA라고 할 수 있으며 누가 봐도 한눈에 해당 업체의 모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패밀리룩을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패밀리룩을 적용하는 것은 수많은 업체들끼리 경쟁하면서 각 사의 독특한 디자인철학을 통해 경쟁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패밀리룩을 통한 디자인 일관성으로 각 업체들은 추구하는 방향과 정체성을 나타낸다.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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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시리즈 | M6 | X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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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UGE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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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7 | 407 | 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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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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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8 | A8 | S4 |
예를 들어 BMW는 두 개로 나눠진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람 신장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키드니 그릴(Kidney Grille)이라고 이름 붙인 패밀리룩을 적용하고 있다. 키드니 그릴은 1931년 2인승 로드스터에 최초로 도입됐고, 1933년 베를린 모터쇼에 소개된 신형 303시리즈에 적용된 이후 BMW 대명사가 됐다.
푸조는 '펠린 룩(Feline Look)'을 이어오고 있다. 고양이과를 의미하는 펠린은 말 그대로 고양이의 우아함과 날렵함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말한다. 푸조는 모든 모델에 고양이 눈을 연상시키는 크리스털 헤드라이트를 적용해 디자인 일관성을 지키고 있다.
아우디는 범퍼까지 내려오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각형의 헤드램프를 패밀리룩으로 채택하고 있다.
'패밀리룩'은 한국 자동차 메이커의 끊이지 않는 화두였다.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은 국산 자동차들도 하루빨리 패밀리룩을 이뤄 통일성을 가져야 한다고, 그래야 우리나라 자동차 디자인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고 한 목소리를내왔다. 그렇다면 자동차에는 왜 패밀리룩이 필요한 걸까?
패밀리룩은 마케팅의 일부다.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 마케팅으로 인해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굳이 패밀리룩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특히 패밀리룩으로 인해 발전적인 디자인을 하기 힘들어지고 그것이 판매 감소로 이어진다면 패밀리룩은 독이 된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맏형인 현대차가 베라크루즈, 제네시스, 뉴 에쿠스에는 패밀리룩을 적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를 공식화하지 않았고 또한 굳이 소형차들에 새로운 패밀리룩을 급하게 적용하지 않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로 인한 결과가 너무나 불확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역사가 오래된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패밀리룩을 유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패밀리룩이란 1~2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HYU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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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라크루즈 | 제네시스 | 뉴에쿠스 |
이런 의미에서 국내 자동차 메이커중 본격적으로 패밀리룩을 시작한 곳은 기아차다. 구체적인 디자인 방향성이 제시된 것은 2007년 4월.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최한 디자인 세미나에서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슈라이어는 기아차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직선의 단순화(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라고 발표했다.
기아차는 로체이노베이션, 포르테, 소렌토R, 쏘울, 오피러스 프리미엄 등에 일명 `슈라이어 라인'을 적용했다. 슈라이어 라인은 호랑이 코와 입을 형상화해 라디에이터 그릴에 적용한 것으로, 슈라이어 라인의 그릴을 보면 누구나 그 차가 기아차임을 알게 했다. 패밀리룩을 통한 디자인 일관성으로 기아차가 추구하는 방향과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슈라이어 라인이 적용된 모델들은 각 세그먼트의 기존 기아 신차와는 달리 시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에 대해서는 “디자인 경영의 성과”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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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체이노베이션 | 포르테 | 소렌토 R |
4. 지원 인프라 - 도전정신과 창의성
시장 환경을 살펴보면, 과거에 기능 및 편익이 중요시되던 것이 점차 감성 및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한편 전략적 측면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확고한 브랜드이미지를 통해 시장에서의 강력한 고객흡입력을 확보하고 있다. 벤츠의‘프리미엄’, BMW의‘젊고 역동적인 성능’, 볼보의‘안전’이 그것이다. 기아차도 이러한 고유 핵심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시장의 경향, 성공가능성, 자체의 능력과 잠재력 및 당사 브랜드 방향성(즐겁고 활력을 주는)을 다각적으로 분석했고 그 결과 디자인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선정했다.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은 기반구축을 위한 활동이 시행됐던 1단계,‘디자인 경영 추진기반 확립기’(2005~2006년)와 다양한 경영활동이 추진되고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는 2단계, ‘디자인 경영 본격 추진기’(2007년~현재)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우선 디자인을 미래핵심역량으로 선정하고 경영 전략화해, 시장 경쟁력으로 전환하고 경영혁신의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세부 추진전략이 수립됐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자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또한, 사내 전 부문에서 디자인 중시문화를 조성하고자 CDO(Chief Design Officer) 체제를 도입해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초대 CDO로 영입했다. 그 외에도 선행 디자인 연구조직을 신설하고, 역동적이며 활기찬 브랜드 방향성을 구현하기 위한 디자인을 제시하는 등의 전략을 수행했다.
2단계에서는 디자인 경영을 소재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됐다. 대외적으로는 디자인을 주제로 한 기업광고를 했으며, 대내적으로는 모든 임직원이 일상에서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도록‘생활에서 느끼는 Design & Brand 문화 캠페인’을 전개했다. ‘직선의 단순화’와 더불어‘Dynamic, Fun, Sporty’라는 디자인 컨셉이 구체화 되어 양산 차에 적용됐고, 기아차만의 공통된 이미지를 나타내는 패밀리룩이 로체 이노베이션, 포르테 등에 적용되어 외관상의 통일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아차는 단순히 디자인을 잘하는 회사보다는‘항상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창의적, 혁신적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제품이 아닌 기업문화, 겉모양이 아닌 생각의 방식, 그리고 디자이너에 국한되지 않은 전 임직원의 창의적 사고와 행동을 포괄하는 의미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의 마인드(Design Thinking)와 창의적인 행동의 방식(Design Acting)을 33,000여 명의 모든 임직원이 함께 공유하고 내재화해 창의적인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기아의 새 차 ‘쏘울’ 발표회.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기자에게 내민 명함 뒷면엔 빨강색 바탕에 ‘’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기아차 브랜드 컬러는 빨간색이다. 영어 ‘DESIGN’(디자인)을 변형한 것인데, ‘S’는 호기심을 나타내는 ‘물음표’로, ‘I’는 창의성을 보여주는 ‘전구’로 각각 표현돼 있었다. ‘DESIGN’이라는 글씨가 회사 이름인 ‘KIA’보다 컸다.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 의지와 철학을 명함에 앞세웠다. 물음표는 차를 향한 호기심을 표현했다. 느낌표는 바로 그 해답이다. ‘왜’라는 의문으로 시작해 ‘와’라는 고객 감동을 주자는 경영 의지를 작은 명함에까지 형상화한 것이다.
또한 기아차 기업 PR 광고는 '디자인(DESIGN)'이 자동차 디자인뿐만 아니라 생산, 연구, 영업 등 자동차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광고는 모든 분야에서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design) 기아차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마인드를 보여줬다.
기아차는‘디자인 기아’로의 변화를 더욱 강화해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디자인가치’, 활기차고 역동적인 기업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브랜드가치', 창의적 기업으로의 변화를 통한‘기업문화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디자인 가치' ▲ 젊고 역동적인 기아 브랜드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브랜드 가치' ▲ 창의적 기업으로서 변화를 이끌어가는 '기업문화 가치'라는 세가지 핵심 가치 창출을 통해 디자인(design)을 통한 기아차의 고객 최우선경영을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아차만의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내 고객에게 즐겁고 놀라운 자동차생활의 경험을 제시하고, 고객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고객 최우선경영을 실천할 것이며, 이러한 패러다임은 국제 시장으로 확산되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하고, 전세계 고객들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아차의 디자인경영은 제품의 디자인에만 치중하는 좁은 의미의 디자인경영이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를 중심으로 기업문화를 바꾸는 디자인경영, 즉 기업을 디자인하는 경영전략이다. 품질의 시대를 넘어 디자인의 시대를 맞은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기아차는 디자인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탑 브랜드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Ⅵ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의 성과
기아차 슈라이어 라인의 본격적인 출시는 2008년 6월(로체이노베이션), 8월(포르테), 9월(쏘울)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해당 기간 자동차 판매량, 시장점유율, 증권사 보고서, 각종 프레스 자료를 근거로 ‘디자인 경영’의 성과를 가늠해보도록 하겠다.
▣ 차량 메이커별 국내 판매 추이 (단위 : 만 대)
| 2005년 | 2006년 | 2007년 | 2008년 | 증감율 |
현대 | 51.7 | 58.1 | 62.5 | 57.1 | -8.6% |
기아 | 26.7 | 27.1 | 27.2 | 31.6 | 16.2% |
GM대우 | 10.8 | 12.8 | 13.1 | 11.7 | -10.7% |
르노삼성 | 11.5 | 11.9 | 11.7 | 10.2 | -12.8% |
쌍용 | 7.6 | 5.6 | 6.1 | 3.9 | -36.1% |
▣ 차량 메이커별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 (%)
| 2004 | 2005 | 2006 | 2007 | 2008 |
현대 | 45.5% | 45.5% | 45.7% | 46.5% | 45.8% |
기아 | 23.0% | 23.4% | 23.6% | 22.6% | 28.8% |
GM대우 | 10.5% | 10.3% | 12.0% | 12.9% | 10.7% |
르노삼성 | 9.6% | 12.6% | 12.7% | 11.9% | 10.6% |
쌍용 | 11.4% | 8.3% | 6.0% | 6.1% | 4.1% |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국내 모든 완성차 메이커들의 2008년 판매량은 2007년 대비 감소하였지만 기아차만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내었다. 슈라이어 라인 적용 모델들이 포함된 승용차 세그먼트에서도 기아차만이 점유율이 증가하였다.
모닝은 지난 한해 전년대비 196.4%가 늘어난 8만4,177대가 판매되는 등 10년 만에 경차 전성시대를 부활시켰다.
2008년 6월 출시된 로체이노베이션은 출시 후 연말까지 총 3만273대, 월평균 4,300여대씩 판매되며 월 평균 2,800대에 머물렀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성장했다. 르노삼성의 SM5를 제치고 현대차의 쏘나타에 이어 중형차 시장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기아차 중형차 모델로는 최초로 수출 월 1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2008년 8월 말 출시된 프리미엄 준중형세단 포르테는 연말까지 1만7,669대가 판매되며 준중형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포르테의 등장으로 지난해 월 1,300대 수준으로 저조했던 기아차의 준중형차 판매가 월 3,500대로 세배 가까이 늘었다.
2008년 9월 출시된 CUV 쏘울도 12월까지 4개월간 9,574대가 판매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쏘울은 한국 자동차시장에 지금껏 존재하지 않던 신개념 CUV이며 기아차 디자인경영의 결정체로 평가 받고 있다.
덕분에 기아차는 2008년, 3년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그 규모가 3,000억원에 달했다. 또한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내수 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섰고 2008년 11월에는 15년 만에 35%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 기아차 중요 경영지표 추이 (단위 : 억 원)
| 2005 | 2006 | 2007 | 2008 |
매출액 | 159,994 | 174,399 | 159,485 | 163,822 |
영업이익 | 740 | - 1,253 | - 554 | 3,085 |
순이익 | 6,809 | 393 | 136 | 1,138 |
한편 2009년 1분기의 경우 국내 자동차 수요가 -15.2% 감소한 가운데 기아차는 +6.4% 성장세를 보였다.
▣ 기아차 내수시장 점유율 변화 (%)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은 외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미국은 2009년 2월까지 16개월 연속으로 판매가 줄고 있고 6개월 연속 판매 대수가 100만대 이하를 기록했다. 80년대 초 2차 석유파동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아차는 이런 상황에서도 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월의 경우 미국차 브랜드와 일본차 브랜드가 각각 -42.0%, -36.7%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기아차의 판매 감소는 -0.6%에 불과했다. 현대차의 판매 감소율 -4.8%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2009년 1분기 기준으로는 미국 자동차 수요가 전체적으로 -38.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아차 판매는 +1.0%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차는 2009년 1분기 6만8893대를 수출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2%대에서 3%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쏘울이 미국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이자마자 1,200대가 팔린 점이 고무적이다. 경쟁 모델인 도요타의 싸이언이나 BMW의 미니가 월 2천~3천대가 팔리는 점을 고려할 때 양호한 실적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2009년 6월 신차 포르테를 수출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수출 재고 물량을 모두 처리하는 등 해외딜러 조직망을 정비하는 데 많은 투자를 했다. 기아차는 딜러망과 수출 재고를 정비한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기아차 미국시장 점유율 변화 (%)
전문가들의 평가도 우호적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인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아차가 가격경쟁력을 가진 소형차 부문에서 디자인은 상당히 중요한 차별점”이라며 “기아차가 디자인을 잘 치고 나갔다”고 평가했다. 모 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시험 시장으로 떠올랐을 정도로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이 인정한 만큼 기아차 디자인이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차는 생산량의 70%를 수출한다.
기아차에 디자인 경영의 의미는 판매에서의 중요성 이상이다. 현대차의 그늘에 존재해온 기아차가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모 증권사 기업분석팀장은 “기업 인수합병으로 플랫폼이 흡수통합될 경우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되는 데까지는 통상 15년 정도가 걸린다”며 “기아차가 10년 만에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동안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좀더 싼 점으로 시장에서 생존해왔다. 그러면서도 기아차의 준중형과 중형차는 현대의 아반떼와 쏘나타에 밀려 거의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하지만 로체와 포르테의 선전으로 기아차의 경쟁력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이런 이미지 변신 덕분에 기아차가 2009년 3월 발행한 4천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는 무려 8조원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려 기아차가 환율을 잡아냈다는 말까지 나왔다.
▣ 기아차 주가 변화 (최근 6개월 : 2008년 12월 ~ 2009년 6월)
이러한 기아차의 움직임에 투자자들도 기아차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으며, 수치에서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증권사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주식 보유, 매수, 목표주가 상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 증권사별 기아차 실적 예측
2009년 5,6월 기준 | 매출액 | 영업이익 | 순이익 | |
| 2008년 | 163,822 | 3,085 | 1,138 |
NH투자증권 | 2009년(E) | 164,546 | 5,346 | 5,068 |
| 2010년(E) | 171,550 | 6,246 | 6,545 |
| 2011년(E) | 175,111 | 6,776 | 7,193 |
신영증권 | 2009년(E) | 161,194 | 6,126 | 5,843 |
| 2010년(E) | 175,952 | 8,475 | 8,192 |
| 2011년(E) | 193,709 | 10,721 | 10,453 |
굿모닝신한 | 2009년(E) | 147,927 | 3,904 | 3,377 |
| 2010년(E) | 166,500 | 7,907 | 6,348 |
| 2011년(E) | 189,432 | 11,104 | 8,882 |
한화증권 | 2009년(E) | 171,194 | 4,622 | 3,717 |
| 2010년(E) | 180,815 | 6,329 | 5,089 |
| 2011년(E) | 189,277 | 7,571 | 6,150 |
그러나 디자인 경영 추진에 있어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기아차 관계자의 말처럼 “현대차와 형제차란 인식을 넘어 기아차만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 2008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기업 부문 대통령표창 수상
기아차는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2008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시상식에서 디자인경영 부문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디자인 부문에 있어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상으로 디자인(design)을 회사의 미래 핵심역량으로 선정하고 이에 따라 활발히 추진해온 기아차 디자인경영의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아차 정의선 사장은 "2005년부터 추진해온 디자인 경영이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제품뿐만 아니라 경영활동 전반에 창의적인 디자인 마인드를 확산시킬 생각입니다. "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 ‘쏘울’에 쏟아지는 찬사
기아차 디자인 경영의 야심작 쏘울은 2009년 3월 한국차 최초로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2009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Honorable Mention'상을 수상했다. 또한 4월에는 미국 자동차 전문미디어인 워즈오토(Ward's Auto)의 '올해의 인테리어상-가장 멋진 인테리어(Grooviest Interior)'에 선정되는 등 개성 있는 디자인을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1. 미국 최대 방송사 중 하나인 MSNB는 연비가 우수한 3개 차종을 소개하면서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마쯔다3와 더불어 소형차 부문에서는 기아차 쏘울(Soul)을 추천하였으며 이날 방송에 출연한 미국 컨슈머리포트誌 자동차 총괄책임자인 데이비드 챔피언(David Champion)은 "기아차의 쏘울은 우수한 연비와 더불어 운전이 즐거운 차량, 우수한 인테리어, 넓은 실내공간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가장 똑똑한 소형차 (Sensible Small Car)"라고 평가했다. 컨슈머리포트誌는 품질신뢰도, 안전, 성능 등을 종합 평가하여 그 우수성이 입증된 차량만 철저하게 외부에 추천하고 있으며 컨슈머리포트지의 현지 시장에서의 신뢰도 및 권위, 시장 영향도로 보아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쏘울 차량의 판매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 미국 USA TODAY誌에서는 "쏘울이 기아차의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고 있다"며 "기아차 쏘울이 베스트셀러 카에 등극할 것(KIA Soul becomes a hot seller)"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최대 중고차 평가기관인 켈리블루북 (Kelley Blue Book)의 잭 네라드(Jack Nerad) 편집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기아차가 현재까지 가격 및 가치 측면에서 판매되어 왔다면 쏘울은 멋진 스타일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3. 기아차 쏘울 미국 TV 광고가 동물권익보호단체인 '동물을 인도적으로 대하는 시민 모임(PETA)'로부터 '좋은 광고상(GOODY AWARD)'에 선정된바 있으며 미국 텍사스 자동차 전문기자협회(TAWA)가 실시한 '2009 스프링 챌린지(2009 Spring Challenge)'에서 쏘울(Soul)이 '기자단의 선택-2009 최고 가치상(Best Value in the Writers’s Choice)'에 선정되었다.
4. 미국의 유력 자동차 평가기관인 켈리블루북이 선정한 '5개 최상의 선택차종(5 Great Deals)'에 선정되었으며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파퓰러 메카닉스'에서 실시한 비교테스트에서도 경쟁모델인 싸이언xB와 닛산 큐브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호평을 이어가며 화제가 되고 있다.
5. 세계적 잔존가치 평가기관인 ALG(Automotive Lease Guide)社가 최근 발표한 잔존가치 보고서 5/6월호에 따르면, 기아차 쏘울은 3년 후 잔존가치 평가에서 56%를 기록해 경쟁차종인 닛산 큐브(54%)를 앞질렀으며 사이언 xB(57%)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등 미국 박스카 시장에서 주목 받는 신차로 떠올랐다. 특히, 이 수치는 이번 ALG社 잔존가치 평가 중 쏘울이 속한 미드 컴팩트 세그먼트 평균 점수인 48%보다 크게 높은 결과로 이번 평가를 통해 쏘울의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잔존가치(Residual Value)란 신차를 일정 기간 사용 후 예상되는 차량의 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잔존가치가 높을수록 중고차 가격 역시 상승하며 이는 신차 수요로 연결되어 브랜드 가치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출시 직후 신차에 대한 3년 후 중고차 잔존가치 예측 평가는 해당 신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평가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쏟아지고 있는 “쏘울”에 대한 찬사는 판매량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 쏘울 출시 후 미국 판매 추이 타 모델 비교 | ▣ 쏘울 국내 및 해외 판매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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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V인 쏘울을 SUV인 모하비, 투산, 대형 승용차인 제네시스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우나 상단 좌측에서 볼 수 있듯이 출시 이후 판매 속도가 가장 빠르며, 상단 우측에서는 해외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9년 2월 미국 시장에서 출시된 쏘울은 2월 34대, 3월 1,246대로 기대 이하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4월 3,228대를 기록하면서 미국시장에서 유일한 경쟁 차종이라 할 수 있는 도요타의 Scion xB를 추월했다. 쏘울이 신규 모델(기존 모델의 대체 모델 아님)이며 100년 이상의 자동차 역사를 가진 미국시장에서 그것도 자동차 산업이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현재 시점에서 이 정도 호응을 이끌 어 낸 것, 그리고 검증된 모델인 도요타 Sicon xB를 추월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 기아차 쏘울과 도요타 Scion xB 판매 추이 비교
한편 쏘울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9월 출시 예정이다. 쏘울이 속한 크로스오버(crossover)의 중국 내 시장 비율은 2008년 15% 수준이었으나 2009년 들어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쏘울의 선전이 기대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른 감이 있지만 쏘울이 선진 시장과 이머징 시장에서 모두 사랑 받는 월드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중국 내 Cross over 시장 추이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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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2005년 경영실적
기아차 2006년 경영실적
기아차 2007년 경영실적
기아차 2008년 경영실적
기아차 2009년 1분기 경영실적
기아차 2009년 지속가능 보고서
2009년 1분기 자동차 산업 리포트(2009),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투자전략 보고서(2009), 한화증권, 동부증권, 부국증권 NH 투자증권, 신영증권
하송, 유한호(2008), 디자인의 진화와 기업의 활용 전략, 삼성경제연구소
하송, 홍선영, 이동훈(2008), 디자인 혁신을 위한 7계명,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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