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의 브로드캐스트 뉴스Broadcast News(출연: 윌리엄 허트, 앨버트 브룩스, 홀리 헌터)1987년 작 뉴스 방송 현장을 무대로 뉴스의 진실과 거짓, 방송계 종사자들의 애환, 인생유..
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은 1940년 5월, 미국 뉴저지 주의 노스 버겐에서 태어났다. 그는 TV 시리즈와 영화 제작으로 명성을 높였으며, 대표작으로는 1970년대의 인기 시리즈 <메리 타일러 무어 쇼>와 1980년대의 <트레이시 울먼 쇼>, <심슨 가족> 등이 있다. 영화 제작 활동도 활발히 펼쳐서 자신의 작품 대부분을 스스로 제작했으며, 그 가운데는 <빅>이나 <장미의 전쟁> 같은 화제작들도 있다.
그의 감독 데뷔작은 1983년 작 <애정의 조건>으로, 이 영화에서 제임스는 각본, 감독, 제작의 1인 3역을 해냈다. 이 작품에서는 셜리 맥클레인이 딸이 결혼할 즈음 그 동안의 삶을 회고하는 미망인 어머니의 이야기를 탁월한 연기로 풀어나간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격조 높은 스토리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1987년 작<브로드캐스트 뉴스>는 뉴스 방송 현장을 무대로 뉴스의 진실과 거짓, 방송계 종사자들의 애환, 인생유전과 재회를 다룬 수작이다. 윌리엄 허트, 홀리 헌터, 앨버트 브룩스 등 호화배역이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이에 힘입어 아카데미상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지만 <마지막 황제>에 밀려 단 한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했다. 1997년 작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는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의 코믹 연기와, 인간성을 밀도 있게 이끌어낸 연출력이 돋보였다.
이후로도 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은 뛰어난 시나리오와 정교한 스토리텔링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계속 선보여 왔다.
COMMENT: 이 영화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세 사람의 관계를 그리면서, 방송의 본질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극 중 제인(홀리 헌터 분)은 원칙과 완벽함을 중시하는 프로 방송인으로, 일에 있어서는 그 어떤 남자보다 적극적이다. 반면에 연애에서는 아마추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론(앨버트 브룩스 분)은 업무적 능력은 뛰어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나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동이 서투른 인물의 전형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톰(윌리엄 허트 분)은 지식이 부족하지만 외모와 사교성에 있어서의 자신감으로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나가는 인물의 전형이다. 당연히 톰은 자신의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 뉘우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한다. 세 주인공 모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군상이다.
당연히 세 사람은 방 송에 대한 가치관과 목표가 서로 다르지만, 그 열정과 진지함만큼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제인이 추구하는 인간적이고도 윤리적인 방송이 가장 이상적인 방송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TV 보도국의 숨 가쁜 일상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으며, 직장 동료 사이의 우정과 애정 사이를 오가는 미묘한 삼각관계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가차 없는 정리해고는 실제로 1984년에 있었던 CBS의 대규모 감원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해고당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슬픔이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잘 전달되고 있다. 지사장이 해고당한 노년의 직원에게 도울 일이 없겠냐고 묻자, ‘자네가 일찍 죽었으면 하네’라고 답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주기까지 한다.
방송의 그릇된 윤리의식을 비판하는 내용도 흥미롭다. 극 중 톰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비윤리적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자신의 행동이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할 만큼 비도덕적인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긴박감이나 아슬아슬한 스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있으며, 보는 이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Story: 워싱턴의 한 방송국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는 제인(홀리 헌터 분)은 무결점 방송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이자, 방송은 무조건 정직해야 한다고 믿는 정의주의자이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 아론(앨버트 브룩스 분)은 열정과 기지가 넘치는 방송국 동료로, 학창시절엔 너무 똑똑해서 학교를 우등으로 조기 졸업했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다. 아론의 꿈은 뉴스 앵커가 되는 것이지만, 뛰어난 취재능력과 기사 작성능력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앵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 어느 날 무명 기자로 근무하던 톰(윌리엄 허트 분)이 제인이 일하는 방송국으로 발령을 받아 온다. 톰은 어릴 때부터 잘생긴 외모를 믿고 사람들에게 잘난 척하며, 자신 있게 인생을 살아 왔다. 하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에 다니지 못했다. 워싱턴의 방송국에 들어오자마자 톰은 자신의 능력과 매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이목을 끈다.
얼마 후 톰은 갑자기 전국에 방송되는 뉴스의 앵커를 맡게 되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정적인 방송 능력을 보이며 인정을 받는다. 제인은 승승장구하는 톰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은 호감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며 완벽주의자인 동시에, 친구 아론에 대한 연민을 갖고 있는 제인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어느 날 톰은 강간당한 여성을 취재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모든 여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다. 제인은 톰을 사랑하게 되고, 용기를 내 자신의 감정을 내보인다. 얼마 후 회사에 감원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많은 동료들이 해고를 당한다. 하지만 제인은 국장으로 승진하고, 톰 역시 출세의 지름길인 런던으로 발령을 받는다. 아론은 해고당하지 않았지만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톰은 제인에게 새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고 제인도 받아들인다. 그런데 제인을 좋아했지만 톰 때문에 밀려난 아론은 톰이 강간 피해자 앞에서 흘린 눈물이 사실은 연출된 것임을 폭로한다. 톰의 비윤리적 모습에 충격을 받은 제인은 톰과의 여행을 취소하고 그에 대한 감정을 거둔다. 시간이 흘러 7년 후, 서로 다른 자리에서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둔 세 사람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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