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我的父親母親, The Road Home(출연:장쯔이, 쑨훙레이, 정하오, 자오위에린, 리빈)
국민당원인 부친 때문에 1966년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문화혁명으로 인해 산시성의 농촌과 방직공장에서 10년이란 세월을 보낸다. 이때 촬영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피를 팔아 카메라를 살 정도로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다. 1978년 베이징영화대학 촬영과에 입학하고, 졸업 후 장쥔자오 감독의 <하나와 여덟>, 첸카이거 감독의 <황토지> 등을 촬영하여 촬영기법을 연마한 뒤, 1988년에는 그의 성공작인 <붉은 수수밭>을 완성한다.
또한 <국두>(1990)를 통해 칸영화제 루이 브뉘엘상을 받으면서 장이머우라는 이름은 중국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지게 되었다. 중국의 가옥 구조와 여성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부각되었던 <홍등(大紅燈籠高高掛)>(1991)과 같은 작품을 통해 지나친 형식주의로 인해 사실적 관점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자극을 받은 그는 <귀주 이야기(秋菊打官司)>(1992)를 통해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자기 성찰과 사실주의적인 면을 강조한다. 그 후, 평범한 중국 가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인생>(1994), 1930년대 할리우드 뮤지컬과 홍콩 누아르를 합쳐놓은 상업영화 <상하이 트라이어드 Shanghai Triad>(1995), 현대 중국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그린 <유화호호설(Keep Cool)>(1997)을 거쳐, <책상서랍속의 동화>(1999)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인 그는 중국 전통을 부정하지 않는 선상에서 현대적 사고방식과 독특하고 예민한 안목을 접목시켜, 선명한 민족 특색과 강렬한 예술적 감화력이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대표작:
2004년 <연인(戀人)>
2000년 <행복한 시절 (幸福時光)>
1999년 <집으로 가는 길 (我的父親母親)>
1998년 <책상서랍속의 동화 (一個都不能少)>
1997년
1995년 <상하이 트라이어드(Shanghai Triad)>
1994년 <인생 (活著)>
1991년 <귀주이야기(秋菊打官司)> <홍등(大紅燈籠高高掛)>
1990년 <국두(菊豆)>
1989년 <진용(古今大戰秦俑情)>
1988년
1987년 <붉은 수수밭 (紅高梁)>
코멘트 : 전통적인 가치와 의미가 매도되었던 문화혁명을 겪은 중국에는 자본주의 물결이 몰아치고 사람들은 물질주의적인 것에 물들어 갔다.
장 감독은 그들에게 ‘옛 전통의 가치, 배움의 고귀함, 사랑의 참된 의미’를 되짚어 주고자 한 것이다. 스스로 격동의 문화혁명 시대를 경험한 그는 인간의 사고나 감정이 사상의 강요나 물리적 힘으로 통제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에 밀리고 혼돈에 빠진 채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에 무감각한 오늘의 우리들에게 <집으로 가는 길>이 던지는 메시지는 소박하지만 여운이 깊다.
또한 이 영화는 장쯔이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당시 영화학교에 재학 중이던 그녀는 퇴학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같은 학교 출신 감독인 장이머우의 눈에 띄어 캐스팅된다. 무성 영화의 성격이 강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사랑을 그리는 방식을 말이 아닌 손짓, 고갯짓, 눈빛 등으로 표현하여 앳돼 보이면서도 배우의 느낌이 물씬 나는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