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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The mission:1986):왜냐하면 언제든지 죽은 자의 정신은 살아있는 자의 기억 속에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myPPT 2013. 3. 1. 01:47


1517년 마르틴 루터에 의해서 촉발된 종교개혁은 유럽의 기독교를 양분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충격은 카톨릭 교회로 하여금 자기반성과 성찰을 기회를 가지게 하였다. 그 결과로 인한 쇄신 운동의 하나가 바로 예수회의 창설이었다. 흔히 로욜라라고 불리우는 스페인 사람 이그나티우스는 전투 중에 입은 부상에서 회복되는 동안에 신앙을 갖게 되었다. 얼마 동안 전심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영적 훈련 Spiritual Exercises〉이라는 책을 저술했는데, 이 책은 신도들로 하여금 마음과 생각이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닮을 수 있도록 하는 지침서였다. 1539년 이그나티우스는 수도회 조직에 대한 최초의 윤곽을 잡아서 제출했고, 교황 파울루스 3세는 1540년 9월 27일 이를 승인했다. 이후의 활동 과정에서 예수회는 어떤 경우에는 반(反)종교개혁을 주도적인 보수적인 단체로, 다른 경우에는 교회 현대화주도하는 혁신적 세력으로 매우 상반되는 평가를 받으면서 언제나 교회사와 서양 역사의 논쟁의 중심에 서있게 되었다. 이것은 결국 어떤 이들에게는 예수회가 공포와 정죄의 대상으로, 또 다른 이들에게는 가장 존경할 만한 대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형적 이미지 외에도 예수회가 도미니크회나 베네딕트회 등의 다른 카톨릭 조직과 구별되는 점은 매우 열정적인 선교와 구제 그리고 교육 사업 등이었는데 특히 해외선교에서의 놀라운 성과였다. 선교회의 구성원들에게서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요구함으로써 일종의 군사조직을 표방하였고, 종교개혁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되었던 만큼 신학노선 역시 매우 보수적이었지만, 선교방식은 오히려 개혁적이면서도 개방적인 그리고 매우 희생적이기까지 하였다.  


예를 들어 이들은 다른 백인들이나 신부와는 달리 선교 초기부터 비유럽 원주민들을 사람과 비슷한 짐승, 혹은 무지한 야만인으로 보지 않았고, 이성을 가진 인간이자 서구의 백인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순수한 영혼이 깃들어있는 존재로 생각했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서 원주민들의 영혼은 진실한 신의 왕국을 세울 수 있는 순진무구한 영토였던 것이다. 이리하여 1556년 이그나티우스가 죽었을 때는 약 1,000명의 예수회 수사들이 이미 유럽·아시아·아프리카·신대륙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이중에서도 신대륙, 특히 남미는 예수회가 가장 많은 관심과 심혈을 기울인 선교지였다.


물론 예수회 신부들이 남미에서 원주민들을 열정적으로 전도할 수 있도록 한 데에는 스페인 왕실의 특별한 이해가 그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남미를 정복한 스페인 왕실은 특정 지역을 개척한 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었다. 이것은 엔코미엔다(encomiebda)라고 불리우는 일종의 공역제도로서 이것을 받은 정복 이주민들은 인디오 원주민을 기독교도로 개종시키고 보호(?)할 의무를 지님과 동시에 이들에게 강제 노역이나 공물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이런 혜택을 입는 자들을 일컬어 엔코멘데로(encomendero)라고 불렀다. 그런데 식민지에서 이런 혜택을 받은 정복 이주민들의 힘이 점점 커지자 스페인 왕실은 이들을 적절히 견제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그때 예수회 신부들의 전교활동을 적절히 이용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남미의 여러 선교지 중에서 특히 파라과이 지역은 예수회 선교회의 가장 실험적이고도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혔다. 1584년부터 시작된 예수회의 파라과이 선교 일차적 목적은 물론 원주민의 개종에 있었지만, 두 번째 보다 중요한 목적은 백인 식민주의자들로부터의 원주민 보호에 있었다. 선교사들은 그곳에서 성당을 세우고 교리와 성가를 가르쳤고 특히 대규모 농장을 경영하면서 이에 필요한 기술을 원주민들에게 습득시켰다. 특히 원주민들은 신부들로부터 악기제작을 비롯한 정교한 수공예기술을 배웠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은 모두 공동생활을 하였고 수입도 공평하게 분배하였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약간의 개인 재산을 허용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원주민 농업공동체의 성격을 기본으로 하는 공동체적 생산양식을 경제적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또 신부들은 잔악한 노예상인들로부터 수시로 도망쳐오는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자치구역을 만들었고, 이러한 공동체를 수호하기 위해서 신부들 주도하에 민병대를 조직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서 <미션>에서도 등장하는 산 미겔의 경우 90%가 이런 원주민 보호구역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스페인 당국의 보호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예수회의 이러한 특권에 대해서 정복 이주민들의 반감은 증가되었고 그 결과 원주민보호구역을 무력으로 공격하는 일도 잦았다. 1641년 약 4,200여명의 원주민들이 신부들의 주도하에 약 4,200여명의 투피족으로 거느린 450여명의 주로 노예상인들로 구성된 정복 이주민들과 전쟁을 벌여 자신들의 보호구역을 지키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은 유럽 전역에 널리 퍼지게 되었고 이를 전해들은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예수회의 이러한 업적은 인류의 승리”라고 칭찬하였고, 몽테스키외는 “인류애의 승리로 합일된 종교의 승리”라고 주장하였다. 또 마르크스의 사위이며 초기 사회주의 지도자였던 폴 라파르그 역시 예수회의 파라과이에서의 이러한 경험을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가장 관심있고 특수한 사회주의적 경험 중의 하나”라고 극구 칭찬하였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유토피아도 곧 운명이 날이 다가오고 있었으니, 1750년 1월 13일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체결된 마드리드 국경조약으로 인해서 스페인은 브라질로부터 라 플라타 강 북부의 산 사크라멘토 지역을 받는 대가로, 약 30만 명의 과라니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우루과이 강 동쪽의 넓은 지역을 포르투갈에 넘겨주었다. 이 지역은 하루아침에 스페인 영토에서 포르투갈 영토로 바뀌게 된 것이다.  


롤랑 조페 감독의 1986년 작 <미션>은 바로 이러한 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물론 역사적 사실에다가 다소의 픽션을 가미한 영화이기에 앞에 소개되었던 많은 영화들처럼 역사적 사실과 스토리의 일치여부는 부차적인 문제일 수 밖에 없다. 대신 이 영화에서 우리가 목도하는 것은 원주민들의 문화를 파괴하고 그들을 학살하고 노예로 매매하였던 서구 제국주의의 어두운 역사와 이 과정에서 무수하게 희생당한 남미원주민들의 비참한 삶과 운명들이다. 더구나 신성해야 할 종교조차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 정치와 자본의 논리에 굴복하는 모습은 우리를 분노케 할 뿐이다.


이러한 주제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 영화는 로드리고의 투쟁 논리와 가브리엘의 비폭력주의를 의도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노예사냥을 일삼고 동생 마저 살해한 바 있었기에 이를 회개하기 위해 로드리고는 갑옷과 칼을 담은 짐을 지고 폭포를 오르며 고행까지 하였지만 지금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그가 또다시 칼을 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동시에 두 강대국의 비정한 국경조약이 과라니라는 파라과이 오지의 한 부족의 생존을 이렇게 소멸시키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신의 사제이기에 폭력을 용인할 수 없는 가브리엘은 마지막 축복을 받으러 온 로드리고에게 “무력이 옳다면 사랑이 설 자리가 없다”라고 하면서 이를 거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국가권력에 저항했던 수많은 역사적 사례들이 말해주듯이 폭력으로 맞서든, 비폭력을 견지하든 예정된 파국을 막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 영화는 예수회 신부들의 고귀한 순교를 조명하는 것 이상으로, 종교와 정치의 관계, 조직과 개인에 관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히틀러에게 저항하다가 죽어간 본 회퍼 목사의 주장처럼 “미친듯이 달려오는 차 바퀴에 희생된 사람을 싸매어 줄 뿐만 아니라, 차에 올라가서 바퀴 자체를 저지하는 것이 신앙인의 의무”라면 그 결과가 어떠하든지 투쟁 방법의 필요성은 그 상황이 결정할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사랑과 평화를 일방적으로 미화시키는 이 영화의 정치적 시각은 한번 쭘 재고할 만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두 명의 신부를 중심으로 백인 신부들의 눈부신 활약에 비해서 너무나 수동적이고 무력한 원주민들의 모습에서 다시 확인된다. 비록 이들을 위해서 죽어가지만 백인에 의한 백인 살해에만 영화가 집중되었기에 원주민들은 이들에게는 단지 타자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원주민들에 대한 선교와 원주민들의 희생에 대해서 똑 같이 균형 잡힌 시선을 보내지 않았기에,


다시 말해서 이렇게 고귀한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하나님의 뜻을 전하려했던 이들이 두 세기 이후에는 왜 마르크스와 디트리히 본회퍼 그리고 구스타보 구티에레즈의 사상으로 무장하게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말해주지는 않았기에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들은  남미 카톨릭 교회의 두 얼굴을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에 그려진 예수회 신부들의 장엄하고도 숭고한 희생을 보면서 우리들은 동시에 카톨릭 교회가 남미 원주민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정복해 나갔는지, 오랫동안 착취와 학살을 일삼는 스페인 식민체제와 독립 이후의 부패한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서 어떠한 죄악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남미 특유의 양극화된 경제, 사회구조를 고착화하는 데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를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의 영화가 이 모든 것을 말해주리라고 기대할 수 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 자체로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레이스 토크>와 <불의 마차>로 영국영화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불러일으킨 데이비드 퍼트냄이 영화의 제작을 맡았고, 데뷔작 <킬링 필드>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킨 롤랑 조페가 자신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사계절의 사나이>로 뉴욕 비평가 상을 받은 후, <아리비아의 로렌스>부터 <의사 지바고>, <라이언의 처녀>, <인도로 가는 길>까지 데이비드 린과 함께 작업했던 로버트 볼트가 각본을 맡았다는 것이 이 영화의 신뢰도에 크게 기여하였다. 동시에 가장 영국적인 제작자와 연출가 그리고 극본가들이 모여서 만든 영화이기에 서구 제국주의의 본질에 대해서 이처럼 모호하게 처리할 수 밖에 없었음도 이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영화의 가장 커다란 매력은 파라과이 강 상류에 있는 거대한 폭포 이과수를 배경으로 하는 압도적인 비쥬얼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뛰어난 음악이다. 폭포와 밀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원시림의 엄청난 형상은 잠시나마 영화의 주제를 잊게 만들었고, 여기에다가 모리코네 특유의 신비한 영화음악은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러한 풍경과 OST를 배경으로 들려지는 “내가 비록 산을 옮길만한 완전한 믿음을 가졌다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은 항상 있지만 그 중에서 제일은 사랑입니다” 라는 고린도 전서 13장의 그 유명한 구절은 신앙여부를 떠나서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황에게 보내는 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을 읽어나가는 내레이션의 담담한 음성은 관객들로 하여금 가장 가치있는 삶이란 무엇이며 가장 아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교황 성하 이렇게 하여 당신의 사제들은 죽었고 저는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진짜로 죽은 것은 저이고 그들은 살아있습니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죽은 자의 정신은 살아있는 자의 기억 속에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미션(MISSION)- 

감독 ; 롤랑 조페


주연 : 로버트 드 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레이 맥널리, 에이던 퀸, 체리 룽이  


제작 : 영국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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