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의 뜻과 성격, 종류

1. 민요의 뜻과 성격

  민요는 어떤 민족(주로 기층에 속하는 민중)이 살아온 삶의 모습과 과정이 노래의 형태로 표출되고 정착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민요를 예술음악의 대칭개념으로 규정하든지, 종교음악(의식음악)의 하위개념으로 보든지, 민요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규범적(인위적)음악의 상대개념으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민요에는 민중이나 생활공동체의 미적 심성과 정서가 담겨져 있기 마련이고, 자연 발생적인 성격을 지니는 까닭에 어느 나라나 그 음악문화를 자세히 따져보면 그 밑바탕에는 항상 민요라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 나라의 예만 보더라도 '종묘제례악' 이나 '수제천' 등의 궁중음악, 예술음악이라고들 말하는 판소리와 가곡이 비록 겉으로는 양식이나 내용이 달라졌지만 모두가 민요에 뿌리를 두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떤 노래가 민요가 되는 조건은 보편성에 달려 있다. 그 노래가 한 지역에 한정되는 보편성을 가지면 우리는 그것을 토속민요라고 하며, 한 민족공동체에 멀리 퍼지면 통속민요라고 한다, 그래서 굿음악(예컨대 창부타령이나 성주풀이)이나, 예술가곡의 성격을 띠는 전문가들의 노래(육자배기)나, 영화주제곡(아리랑)과 같은 규범적이고 인위적인 노래라도 그것이 지역이나 공동체 전체의 공감과 보편성을 얻어서 민요로 인정받기도 한다. 가끔 창작자의 존재, 기록(악보)의 있고 없음, 구전의 특성 등으로 민요를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이러한 요소는 민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전통음악에 공통으로 해당된다. 그러므로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노래들을 말한다. 일정한 규범이나 악보가 없이 전승되는 음악이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모의 과정을 거쳐서 오늘에 이른다. 오늘날에는 민족교육의 한 과정으로 채보된 악보에 의하여 교육되기도 한다. 민요가 어느 정도 파급되었는가에 따라 통속민요와 토속민요로 나누기도 하고, 어느 지역의 특성(토리)을 가졌는가에 따라 경기민요․남도민요․동부민요․서도민요․제주민요 등으로 구분한다. 

2. 통속민요와 토속민요

1)통속민요

  통속민요는 이미 넓은 지역에 퍼져서 음악적으로 많이 세련되어 있는 민요들을 말한다. 아리랑․도라지타령․방아타령․강원도아리랑․농부가․수심가․천안삼거리․뱃노래 등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민요들이 이에 속한다. 음악적인 짜임새나 사설의 구성이 잘되어 있어서 주로 전문 소리꾼들이 부르기를 좋아하였고, 이에 따라 더욱 널리 전파되게 되었다.

2)토속민요

  어느 한 지역에 한정되어 불려지고 있는 민요들을 말한다. 사설이나 가락이 비교적 소박한 대신 깊은 향토색을 담고 있다. 같은 지역의 사람들이 부르면서 전승시켜 가는 노래이기 때문에 통속민요처럼 세련된 맛은 적으나 그 지역의 삶과 정서를 함축하고 있는 훌륭한 문화적 유산이라 할 수 있다. 토속민요는 그 기능 및 내용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한다. 농요․어요․기타노동요․의식요․부녀요․동요 등으로 구별될 수 있다.

(1)농요:농부들이 농사를 지어면서 부르던 노래로서, 모찌기소리․모심기소리(상주모심기노래)․논매기소리․벼타작소리․보리타작소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2)어요:어부들이 고기를 잡이를 하면서 부르는 소리를 말한다. 배내리기소리․노젓기소리․그물당기기소리․멸치후리는소리 등.

(3)기타노동요:꼴베기소리․물레소리․베틀소리 등이 있다.

(4)의식요:결혼․장래 등 의식을 행하면서 부르는 소리를 말한다. 발인소리․운상소리․달구소리․지신밟기 등이 있다.

(5)부녀요:부녀자들이 집 안에서 생활를 하면서 부르던 노래로 시집살이소리․애기어르는소리․바느질노래 등을 말한다.

(6)동요:어린아이들이 놀면서 부르던 노래로서 대문놀이․소꼽놀이․남생아놀아라 등이 있다. 

3. 지역별 민요

 1)경기민요 : 서울경기 지방의 민요를 말하며, 느낌은 대체로 밝고 경쾌하다. 창부타령이나 노랫가락처럼 솔․라․도․레․미의 평조음계를 사용하는 민요들이 있고, 한강수타령이나 베틀가처럼 라․도․레․미․솔의 계면조음계를 사용하는 노래가 있다. 장단은 굿거리 장단이나 세마치 장단이 많이 사용된다.

아리랑․경복궁타령․군밤타령․노들강변․노랫가락․닐니리야․도라지타령․방아타령․베틀가․사발가․양산도․창부타령․천안삼거리 등이 경기민요에 속한다.

 2)남도민요 : 전라도를 중심으로 충청남도 일부지역과 경남의 일부지역을 포함하는 지방의 민요를 말한다. 음계는 떠는 음(미)․평으로 내는 음(라)․꺾는 음인(시) 3음계의 계면조 선율이 주를 이루는데 판소리나 산조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장단은 진양조․중머리․중중모리․자진모리 등이 흔하게 사용된다. 강강술래․남원산성․농부가․육자배기․진도아리랑․흥타령 등이 남도민요에 속한다.

 3)동부민요 : 태백산맥 동쪽의 강원도․함경도․경상도지방의 민요를 말한다. 음계는 미․솔․라․도․레의 5음을 사용하고, 그 중에서 미․라․도의 3음을 많이 사용하며, 미 또는 라에서 종지한다. 이와 같은 특징을 가진 창조를 흔히 메나리조라고 한다. 강원도나 함경도의 민요는 탄식이나 애원조의 노래가 많고 경상도의 민요는 꿋꿋한 느낌을 준다. 세마치나 자진모리 등의 비교적 빠른 장단이 주로 쓰인다. 함경도의 신고산타령․애원성․궁초댕기, 강원도의 한오백년․정선아리랑(일명 엮음 아리랑이라고 한다. 강원도금강산일만이천봉팔람구암자유점사법당뒤에칠성단돋우놓고---)․강원도아리랑(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얼씨구 놀다가세,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마라 건너집 숫처녀 다 놀아난다, 열라는 동백은 왜아니열고 아주까리 동백은 왜 여는가, 아주까리 정자는 구경자리 살구나는 정자로 만나보세), 경산도의 밀양아리랑(날좀보소---)․울산아가씨․쾌지나칭칭나네․옹해야 등이 있다.

 4)서도민요 :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의 민요를 말한다. 음계는 레․미․솔․라․도의 5음계이며, 그 중에서 레․라․도의 3음이 주요음으로 사용된다. 도에서 라음으로 흘러내리는 가락이 많으며, 라음을 많이 떨어주고, 레 또는 라음에서 종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창조를 흔히 수심가조라고 한다. 서도민요는 대개가 기악반주를 하지 않으며, 콧소리와 요성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 등이 특징이다. 평안도의 수심가․긴아리․자진아리․배따라기, 황해도의 산염불․긴난봉가․자진난봉가․몽금포타령 등이 있다.

5)제주도 민요 : 전반적으로 제주민요는 경기민요 또는 서도 민요의 영향을 받은 것과 자생적으로 발생한 두 부류의 민요가 공존한다. 타 지역의 영향을 받은 노래는 오돌또기․이야홍타령․서우제소리․중타령․봉지가 등이며, 방애노래․해녀노젓는소리․마당질소리․달구소리 등은 자생하는 노래이다.